카테고리 없음 / / 2022. 11. 13. 07:40

타짜, 완벽한 연출과 완벽한 연기로 원작을 뛰어넘은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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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한번 사는 인생 고니처럼 배짱 있게 살아보자
2. 완벽한 연출과 완벽한 연기로 원작을 뛰어넘다
3. 고니는 내 인생 최고의 영화 캐릭터다

 

사진 출처 : '타짜' 포스터

1. 한번 사는 인생 고니처럼 배짱 있게 살아보자

주인공 고니는 사기도박으로 누나가 이혼 위자료로 받아온 돈을 모두 날리고 가출한다. 그 후 돈을 찾겠다며 사기꾼을 잡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니던 고니는 평경장이라는 전설적인 타짜를 만나게 되고 그의 제자가 되어 기술을 전수받는다. 평경장에게 전수받은 기술로 도박 실력이 일취월장한 고니는 잃었던 돈을 찾게 된다. 고니에게 평경장은 돈을 벌었으니 이제 그만 집으로 돌아가라고 하지만 고니는 평경장의 말을 따르지 않는다. 평경장과 헤어진 고니는 도박판 설계자인 정마담을 따라가 전국을 누비며 타짜로 활동한다. 그 와중에 평경장이 죽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고 스승의 복수를 결심한다. 고니는 평경장이 도박판의 전설적인 인물 아귀에게 살해당한 것으로 알고 아귀를 추적한다. 마침내 아귀를 만나 도박으로 일전을 벌이며 복수를 하려고 하지만 평경장을 살해한 것이 아귀가 아니라 정마담이었음을 알게 된다. 고니는 아귀를 도박으로 이긴다. 그리고 도박으로 딴 돈을 불태우는 것으로 정마담에게 복수하는 데에도 성공한다.

 

2. 완벽한 연출과 완벽한 연기로 원작을 뛰어넘다

타짜는 허영만 그림, 김세영 글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 도박 영화이다. 줄거리는 비교적 단순한 편으로 중국의 무협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내용이다. 비범한 주인공이 전설의 고수를 만나 실력자로 거듭나고 억울하게 죽음을 맞이한 스승의 복수에 성공한다는 이야기는 어디에서 많이 들어본 흔하디 흔한 스토리이다. 이 흔해 빠진 스토리를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주연과 조연 가릴 것 없이 거의 모든 배역이 기억에 남을 만한 명대사를 남긴 입체적인 캐릭터라는 점과 그 캐릭터에 딱 맞는 배우들의 명연기라고 생각한다. 타짜는 거의 모든 대사와 장면이 명대사와 명장면이다. 타짜의 표면적인 주인공은 고니와 정마담이지만 평경장, 고광렬, 아귀, 곽철용 같은 캐릭터들도 주연을 받쳐주는 조연을 넘어서 그 각자의 캐릭터들이 각자의 개성을 뽐내며 주인공 못지않은 역할을 한다. 캐릭터를 아무리 잘 만들었다고 해도 배우들이 연기력이 어설펐다면 그 캐릭터의 맛을 잘 살리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타짜에는 연기 구멍이 없다. 조승우의 연기는 말할 것도 없고 정마담을 연기한 김혜수는 김혜수가 아닌 정마담은 생각할 수도 없는 명연기를 펼친다. 유해진, 김응수 연기는 평해 무엇할까. 영화 마지막에 등장하는 김윤석도 분량과는 상관없이 강렬한 존재감을 과시한다. 진부한 스토리지만 볼 때마다 새로운 전율을 주는 감독의 연출력과 배우들의 연기력에 찬사를 보낸다.

 

3. 고니는 내 인생 최고의 영화 캐릭터다

타짜는 여러 번 봤지만 볼 때마다 재미있는 영화이다. 너무 많이 봐서 어느 장면에서 어떤 대사가 나올지 외울 정도이지만 그래도 재미있다. "나 이대 나온 여자야"라는 정마담의 대사는 수없이 패러디되어 여기저기에서 많이 쓰였지만, 김혜수가 연기하는 정마담이 그 대사를 할 때는 이 전의 수많은 패러디는 머릿속에서 사라지고 다시 새롭게 들린다. 어쩌면 저렇게 맛깔나게 대사를 할 수 있을까 매번 놀래면서 감탄하게 된다. 내가 타짜를 좋아하는 이유는 셀 수없이 많지만, 이 영화를 진짜 좋아하는 이유는 고니라는 캐릭터가 맘에 들기 때문이다. 갖은 건 쥐뿔도 없지만 어디서나 기죽지 않은 당당함이 멋지다. 한번 사는 인생 나도 저렇게 대차게 살아봐야 하는 데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렇지 못한 나 자신과 비교되어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 같다. 언젠가는 나도 써먹어봐야지 하면서 혼자 집에서 고니의 대사들을 연습해보기도 했었다. 내가 최고로 꼽는 고니의 대사는 아귀와 마지막 일전을 벌일 때 고니가 비아냥대는 아귀를 노려보며 쏴 붙이는 대사이다. 이건 언제 들어도 통쾌하다. "나도 세상 단맛, 쓴맛, 똥맛까지 먹어본 사람이야." 강렬한 눈빛과 화려한 말솜씨까지 갖춘 고니란 캐릭터를 안 좋아할 수가 없다. 고니는 내 인생의 롤모델이다. 어느 글에서인가 타짜를 한 번도 안 본 사람은 인생에서 정말 재밌는 영화를 볼 기회가 남았기 때문에 행복한 사람이라는 글을 본 적이 있다. 그 사람은 타짜의 진짜 팬이 아니다. 타짜는 한 번 보고 여러 번 봐도 재밌는 명작 중의 명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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