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 / 2022. 11. 13. 01:22

엑시트, 평범한 사람들의 특별한 재난 탈출기, 신선도 100% 재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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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유독 가스로 뒤덮인 도심을 탈출해야 하는 용남과 희주

2. 엑시트가 신선도 100% 재난 영화인 이유

2. 평범하게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영웅

 

쓰레기봉투를 뒤집어쓴 두 명의 주인공 사진
사진 출처 : '엑시트' 공식 포스터

1. 유독 가스로 뒤덮인 도심을 탈출해야 하는 용남과 희주

주인공 용남(조정석)은 대학에서 산악동아리 에이스였지만, 현재는 잘하는 것이라곤 철봉밖에 없는 대졸 백수이다. 몇 년째 이어진 취업 실패로 누나들에게 갖은 구박을 받고 부모님의 걱정거리가 되는 것이 그의 일상이지만 백수 생활을 하는 동안에도 꾸준하게 운동을 한 덕분에 체력은 에이스 시절 못지않고 특히 철봉 쪽으로는 달인의 경지에 이르렀다. 그 덕에 동네에서 철봉에 미친 바보라는 소문이 돌아 초등학생 조카에게도 무시당한다.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의 칠순 잔치를 하기 위해 온 가족과 친지들이 '구름정원'이라는 연회장에 모이게 되고 그곳에서 용남은 대학 동아리 후배이자 첫사랑인 의주(임윤아)를 만난다. 의주는 '구름정원'에서 부점장으로 근무 중이다. 의주는 몇 년째 취업 준비 중인 용남과 달리 일찍 취업에 성공하여 연회장 부점장 자리까지 올라갔지만, 연회장 건물주의 아들인 점장의 지속적인 교제 요청으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두 사람의 어색한 재회도 잠시, 잔치가 끝날 무렵 도심에서 테러가 발생하고 순식간에 도심 전체는 유독가스에 뒤덮여 일대 혼란에 휩싸이게 된다. 아수라장 속에서 용남과 의주는 산악 동아리 시절 익힌 생존 기술을 이용해 가족들과 연회장 안의 사람들을 구한다. 용남과 의주의 활약으로 가까스로 옥상으로 올라온 사람들은 차례차례 구조 헬기로 구조되지만 구조 헬기의 정원 초과로 용남과 의주는 헬기를 타지 못하고 빌딩에 남겨진다. 이때부터 두 사람은 산악 동아리 시절 익힌 기술로 함께 도심의 빌딩들을 건너 다니며 생존을 위한 사투를 벌인다.

 

2. 엑시트가 신선도 100% 재난 영화인 이유

엑시트는 재난을 소재로 했지만, 장르는 코미디이다. 기존의 재난 영화들에서는 대체로 주인공이 엄청난 능력자이거나 과거에 대단한 경력을 가졌던 것으로 밝혀지며 재난을 극복하는 인간의 강인한 의지를 주된 내용으로 감동을 주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면 엑시트는 평범하기 이를 데 없는 두 주인공이 숨 막히게 몰아닥치는 재난을 얼마나 처절하게 극복해나가는지 보여주며 웃음을 끌어낸다. 마지막 구조 헬기를 양보하고 어린아이처럼 울기도 하고 도시를 뒤덮고 상승하는 유독가스를 막기 위해 쓰레기봉투로 방호복을 만들어 입는 모습은 기존 재난 영화에서는 볼 수 없던 신선한 장면들이었다. 재난 영화에 주로 등장하는 사회 부조리나 악인이 등장하지 않는 점도 이 영화의 특별한 점이다. 구름정원의 점장이 살아남으려고 이런저런 치졸한 행동을 하지만 겁 많은 못난이로 보일 뿐 악인은 아니다. 한마디로 엑시트는 기존 재난 영화의 공식을 깨고 억지스럽지 않은 감동과 통쾌한 웃음을 주는 신선한 재난 영화이다.

 

3. 평범하게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영웅

엑시트는 재난을 극복하는 영웅들의 이야기이다. 재난과 영웅은 영화 속에서나 볼 수 있는 특별한 영화적 소재이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등장하는 재난과 영웅은 낯설지 않다. 위기의 상황에서 사람들을 구하는 영웅으로 변신하는 두 주인공은 우리 주변에 있는 평범한 이웃의 모습이다. 두 주인공 앞에 닥친 재난 상황 역시 크게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당장 내일이라도 내가 근무하는 빌딩에 불이 난다면 엑시트 같은 상황에 놓일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빌딩에 불이 나야만 재난에 놓이는 것도 아니다. 용남이 면접시험 불합격 문자를 받고 친구와 술을 마시다가 신세 한탄을 하며 지진, 쓰나미, 이런 것만이 재난이 아니라 백수로 살아가는 상황 자체가 재난이라는 말을 하는데, 이 말에 크게 공감한다. 학업, 취업, 결혼, 육아 등등 겪는 사람에게는 인생의 재난이 될 수 있는 일이 삶의 굽이굽이에 놓여있다. 이렇게 보면 인생은 자신에게 놓인 재난을 극복하는 과정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폼나지는 않지만, 그럭저럭 내 역할을 하며 살아가는 나 또한 돌아보면 인생에 크고 작은 일들을 잘 헤쳐가며 살아온 것 같고, 우리 부모님도 부모님과 자식들을 부양하느라 어려움이 많으셨지만 잘 극복하시고 인생에 황혼기에 접어드셨다. 두려워서 어린아이처럼 울기도 하고 어찌할 바를 몰라 발을 동동 구르기도 하지만 어찌어찌 헤쳐나가 마침내 재난을 극복하는 두 주인공의 모습이 우리의 삶의 모습과 겹쳐 보인다. 삶을 평범하게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영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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